페이스북이 보잉 737 날개를 단 드론을 띄우는 이유

이상우 | 기사입력 2015/11/06 [02:24]

페이스북이 보잉 737 날개를 단 드론을 띄우는 이유

이상우 | 입력 : 2015/11/06 [02:24]
얼마 전 페이스북이 인터넷이 정말 느린 지역의 괴로움을 이해하기 위한 일환으로 매주 화요일 2G 인터넷 환경에서 업무를 한다는 소식이 화제를 모았다. ‘2G 화요일(2G Tuesdays)’라고 명명된 이 프로그램은 인터넷 연결이 느린 개발도상국 사용자들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란다. 




지난 몇 년간 페이스북은 프리 베이직(Free Basics) 프로젝트를 통해 인터넷 연결이 제공되지 않는 지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에는 보잉 737 날개를 단 거대한 드론 ‘아퀼라(Aquila)’가 투입될 것이다. 
아퀼라는 탄소섬유로 제작된 보잉 737 날개를 달았는데 무게는 400kg에 불과하다. 자동차 무게의 3분의 1 수준이다. 경량화를 위해 프로펠러 역시 탄소섬유 재질을 사용했고 연료가 필요 없도록 전체 표면은 태양전지 패널로 감쌌다. 이륙 모습을 3D 렌더링으로 표현한 영상을 보면 부메랑을 닮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번 떠오르면 3개월 동안 연속 비행이 가능한 아퀼라는 상당히 얇은 날개를 갖췄으며 날개 아래쪽에 프로펠러 2개를 곁들였다.





페이스북은 개발도상국 하늘(고도 9만 피트)에 아퀼라를 띄워놓고 레이저를 통해 인터넷 신호를 쏘고 정보를 전송한다. 이 드론을 여러 개 띄워 통신 기지국이 없는 지역을 순회하며 인터넷을 보급한다는 것이다. 아퀼라를 중심으로 반경 80km 이내에서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다. 극저온 환경에서도 작동한다는 게 페이스북 측의 주장이다. 마크 주커버그는 초당 10GB에 이르는 데이터 전송을 구현해 기존보다 10배 빠른 통신 속도를 구현한 레이저 통신 기술을 발표하기도 했다. 16km 떨어진 지점과 통신하는 데 성공해 시험 과정을 모두 거치면 아퀼라끼리 레이저 통신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아퀼라를 중심으로 반경 80km 이내 지역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페이스북은 아퀼라를 통해 초고속 인터넷 환경이 구축되더라도 스스로 ISP,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가 될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마크 주커버그는 여전히 전 세계 인구 중 50%는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없다면서 아퀼라는 이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제공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현재 아퀼라의 지상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비행 시험은 2016년 미국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아퀼라의 순조로운 진행에 인터넷 보급 프로젝트 '프리 베이직'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잠비아와 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인터넷 보급이 더딘 이유는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낮아서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현지 통신사와 손잡고 페이스북과 위키피디아(Wikipedia), 구글 검색 등 무료로 한정된 웹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이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통신사는 무료 접속을 계기로 해당 지역의 유료 가입자 확대를 기대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개발도상국의 인터넷 보급에 힘쓰는 이유는 더 많은 잠재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페이스북 사용자 수는 전체 인터넷 이용자의 절반에 이른다. ‘2015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인터넷 인구는 28억 명이다. 페이스북 사용자는 14억 명이 넘는다. 쓸 사람들은 거의 다 쓴다는 말이다. 페이스북이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전체 인터넷 인구를 늘려야 한다. 페이스북이 드론을 여기에 투입하는 것도 그래서다. 


 

진짜 목적은 ‘데이터’

페이스북 뿐만이 아니다. 구글은 2014년 8월 29일 드론을 이용한 물류 배달 프로젝트 '프로젝트 윙' 영상을 공개했다. 실험 장소는 호주, 목장 주인이 애완견 사료를 주문하면 드론이 공중에서 사료를 낙하하는 시나리오다. 이 보다 앞서 구글은 미국 드론 제조사인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 인수에 합의했다.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는 페이스북이 먼저 관심을 보였던 기업이다. 아마존 또한 드론 상용화 계획을 언급하며 2013년 12월 1일 프라임 에어 소개 영상을 공개했다. 글로벌 IT기업의 드론 상용화 경쟁 이면에 숨겨진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 구글은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사들이며 FCC에 말하길 태양광 발전이나 드론을 활용한 원격지에서 광대역 접근, 환경 모니터링 전문 회사라고 강조했다. 인수 전 FAA과 논의에서는 “드론이 전기 통신을 제공할 수도 있고 공공, 민간 기업, 정부조직에 대한 감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 페이스북의 프리 베이직 프로젝트는 표면적인 이유다. 진짜는 ’전 세계 인구의 5W1H’이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그러니까 육하원칙에 의한 행동을 통합 분석하고 자사 서비스에 활용할 데이터 수집이다. 현재 이들 기업이 ’70억 명의 5W1H’ 수집 수단으로 활용하는 도구는 스마트폰이다. 집, 회사, 학교, 기차, 자동차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완벽’에 가까운 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인다(=사람들이 원활하게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본체는 우수한 정보 단말기가 될 수 있기에 애플 카플레이나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인더카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 애플 카플레이를 탑재한 GM 스파크 내부.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비행을 통해 수집되는 정보 활용을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근거리 택배 배송 및 통신 인프라 공중 기지국으로의 드론은 사업자에게 미치는 위험은 제한적이다. 비행 추진력을 잃고 낙하에 따른 사고는 발생할 수 있으나 하늘에서 표준 특허 취득에 따른 비즈니스의 다양성을 고려하면 그렇다.
페이스북보다 먼저 드론 상업화를 주도한 온라인 서점 아마존닷컴이 최근 ‘5W1H’ 활용의 예를 보여줬다. 아마존이 지난 3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문을 연 오프라인 서점 ‘아마존북스’는 “아마존닷컴의 물리적 확장”이다. 아마존이 온라인에서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프라인으로의 영역 확장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는 의미다. 약 510제곱 미터 넓이의 매장은 아마존닷컴에서 고객과 관리자 평가, 매출 등에서 좋은 점수를 얻은 책들로 채워졌다. 고객 리뷰를 붙이고 책값은 온라인 판매가와 같아 아마존닷컴을 압축해 현실 공간으로 끌어들인 모양새다. 지난 20년간 온라인 책 판매를 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지역에 2호 아마존북스를 열 가능성이 충분하다.

군사용으로 초기 정보 수집이나 정찰 공격용 무기로 발전을 거듭하던 드론이 상업화되면서 관심은 여느 때보다 높다. 영국의 시장조사 기업 INEA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드론 산업을 이끌던 군사 분야의 성장률은 매년 5%인데 반해 현재 시장의 10%를 차지하는 민간 영역이 두 배 이상 성장해 지금은 20% 이상을 차지하면서 전체 성장률을 높일 것으로 전망한다.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의 글로벌 IT기업이 이것을 놓칠 리 없다. 드론을 날려 지도, 하늘(위성 및 성층권 아래에서 비행) 심지어 사람들의 일상생활이나 사회 변화를 수집하고 데이터화해 자사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이다. 지구 전체를 부감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구축을 검증하고 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법이다. 


@ 참고 링크
페이스북, 오지에 인터넷 제공할 아퀼라 드론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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