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공룡 '디즈니+' 3년 뒤 가입자 2400만명

이상우 | 기사입력 2019/04/30 [17:35]

콘텐츠 공룡 '디즈니+' 3년 뒤 가입자 2400만명

이상우 | 입력 : 2019/04/30 [17:35]
지난 2006년 플로리다에서 열린 디즈니 이사회 회의에서 당시 CFO 톰 스택스(Tom Staggs)와 전략 책임자 케빈 메이어(Kevin Mayer)는 전에 없던 엄청난 양의 콘텐츠를 안방에서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12년 후 디즈니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디어 기업 자리를 넷플릭스에 내줬다. 넷플릭스는 10여 년 만에 기업 가치가 증폭돼 시가 총액 165조 원으로 미디어 시장의 강자라 불리는 디즈니를 뛰어넘어 월가를 놀라게 만들었다.


디즈니가 아예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2006년 픽사를 시작으로 마블엔터테인먼트, 루카스필름, 21세기폭스 등 쟁쟁한 제작사들을 사들이며 콘텐츠 공룡으로 성장했다. 디즈니가 올해 시작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는 이들이 제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다. 디즈니+는 11월 12일 우선 미국에서 서비스되고 2020년 초 서유럽과 아시아 태평양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 월 이용료는 미국 기준 6.99달러다.

분석가들은 디즈니가 보유한 영화 콘텐츠와 인기 TV 프로그램에 최근 인수한 폭스 콘텐츠가 더해져 넷플릭스, 아마존에 대항하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미국 내 역대 흥행 상위 100편 중 47편이 디즈니와 폭스 소유이며 2위 워너브라더스(20편)를 두 배 이상 앞선다. 
최대 규모의 영화, TV 데이터 베이스 사이트인 IMDB 기준 인기 TV 프로그램 상위 100에도 디즈니와 폭스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디즈니와 폭스의 북미 점유율 또한 상당하다. 디즈니는 지난해 북미 박스오피스 매출의 26%를 차지했고, 폭스와 한식구가 되면서 올해엔 북미 매출의 3분의 1이 디즈니 몫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디즈니는 픽사와 마블, 스타워즈 신작을 스트리밍 서비스로 공급할 계획이다. 스타워즈 TV 에피소드인 '더 만달로리안(The Mandalorian)'과 몬스터 주식회사 TV 애니메이션이 포함된다. 모펫네이선슨의 마이클 네이선슨(Michael Nathanson) 애널리스트는 첫해 디즈니+ 가입자는 710만 명, 2022년 말까지 24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디즈니의 최대 과제는 축척된 넷플릭스의 기술력과 경험을 어떻게 따라잡느냐다. 넷플릭스는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1억 4900만 명의 유료 회원 개개인이 선호하는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한다. 예를 들어 선호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 내지 장르를 매번 업데이트해 추천해준다. 


디즈니는 오래전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에서 쓴맛을 봤다. 2015년 영국에서 '디즈니라이프'라는 매월 10달러를 내고 400편의 영화와 4000편의 TV 시리즈, 노래, 책 등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지만 가격 인하에도 유료 회원은 늘지 않았다.

디즈니+는 10년에 1번씩 과거 클래식 콘텐츠를 다시 제작하는 지금까지와 다른 전략적 접근을 의미한다. 1920년부터 현재까지 디즈니 콘텐츠와 폭스의 모든 영상을 모으면 디즈니+는 7000편의 TV 프로그램 에피소드와 500편의 영화를 아우를 것으로 예상된다. 엑스맨과 판타스틱, 심슨가족, 아이스 에이지, 아바타 시리즈를 포함한다. 이는 넷플릭스의 약 1000여 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뛰어넘는 수치다.

디즈니는 또한 21세기 폭스에서 보유하고 있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의 지분(30%)을 넘겨받아 60%의 지분을 확보, 넷플릭스, 아마존에 대한 경쟁력을 얻게 됐다. 훌루, NBC 유니버설과 워너 미디어의 유료 회원 수는 2500만 명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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