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퀄컴 3년 소송전 극적 합의…인텔 5G칩 개발 포기

황승환 | 기사입력 2019/04/17 [09:40]

애플·퀄컴 3년 소송전 극적 합의…인텔 5G칩 개발 포기

황승환 | 입력 : 2019/04/17 [09:40]

2017년 1월 시작된 애플과 퀄컴의 소송전이 극적 합의로 마무리됐다. 16일(현지시간) 양측은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애플은 퀄컴에 밀린 로열티 지급과 함께 6년+2년 연장(옵션) 조건의 새로운 라이선스와 다년간 칩셋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이외의 세부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퀄컴 주가는 23% 급등했다. 

합의로 끝난 법정 다툼의 시작은 2017년 1월 퀄컴이 모뎀칩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다며 10억 달러의 로열티 지불을 거부한 애플이 샌디에이고 지역 법원에 제소하면서다. 이후 퀄컴은 애플을 계약 위반, 특허 침해 등으로 맞소송으로 반격하며 격화됐다. 소송전은 국경을 건너 글로벌 소송전으로 번졌고 퀄컴은 독일과 중국 등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수입 및 판매 중지를 신청하며 부분적인 판매 금지 조치를 이끌어 냈다. 애플은 인텔 모뎀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폭스콘, 패가트론, 위스트론 등 주요 파트너에 대퀄컴 로열티 지불을 중단할 것을 지시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팀 쿡 애플 CEO, 스티븐 몰런코프 퀄컴 CEO가 수일 내로 샌디에이고 법원 증언대에 올라 직접 증언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고 30조 원이 걸린 세기의 소송전으로 모든 언론이 집중하고 있었지만 합의로 마무리됐다. 

애플, 퀄컴 합의 발표와 함께 인텔은 5G 모뎀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PC, 사물인터넷, 기다 데이터 중심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5G 네트워크 인프라 사업은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5G 아이폰에 5G 모뎀을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개발 지연으로 애플 일정에 맞추지 못했다는 소식이 이미 나온 바 있다. 퀄컴과 합의로 애플이 다시 퀄컴 모뎀을 탑재키로 하면서 5G 모뎀 개발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애플이 숙이고 들어간 것처럼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분석도 나온다. 애플이 밀린 로열티를 지불하기로 했다지만 정확한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인텔을 통해 다른 업체 모뎀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애플과 어떤 조건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는지도 알 수 없다. 칩셋 공급 계약은 5G 아이폰 출시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날려버릴 수 있게 됐다. 

통신 관련 원천 기술 특허를 다수 보유한 퀄컴의 수익 상당 부분은 로열티에서 온다. 애플이 문제를 제기한 점은 퀄컴이 모뎀칩 가격이 아닌 아이폰 판매가를 기준으로 로열티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50만원 짜리 아이폰과 100만원 짜리 아이폰에 탑재되는 모뎀칩은 같지만 제품 판매가를 기준으로 한다면 로열티 규모는 달라진다. 200만원이 넘는 기기가 등장하는 가운데 배심원에게 이 같은 방식의 로열티 산정을 납득 시킬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퀄컴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소송에서 로열티 산정 방식이 부당하다거나 산정 방식을 수정하라는 결과가 나온다면 이는 단순히 애플과의 문제가 아닌 자사 모뎀칩을 쓰는 모든 제조사와 재협상을 해야 하는 문제로 확대되고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거대 기업 간의 소송에서 어느 한쪽의 완벽한 승리는 기대하기 어렵다. 서로 크게 손해 보지 않고 적절한 선에서 합의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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