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인식 기술 어디까지 진화할까 "기술엔 제재가 필요하다"

이상우 | 기사입력 2019/04/11 [17:29]

안면인식 기술 어디까지 진화할까 "기술엔 제재가 필요하다"

이상우 | 입력 : 2019/04/11 [17:29]
2018년 중국에서 이런 사례가 있었다. 유명 가수 장학우 콘서트장에 나타난 지명 수배범이 안면인식기술 활약에 검거됐다. 콘서트장 출입구에 설치된 안면인식 카메라가 관객들 사이에서 8명의 지명 수배범을 걸려낸 것. 당시 경찰이 사용한 안면인식 소프트웨어는 상하이 소재 스타트업인 이투(YITU) 테크놀로지의 작품이다. 경찰 감시시스템과 지하철역, ATM 등 산업 전반에 도입되고 있는 미국 상무부 산하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인정한 기술이기도 하다.



이투 테크놀로지는 국립표준기술연구소가 실시하는 안면인식 공급업체 테스트(Facial Recognition Vendor Test, FRVT)에서 참가한 전 세계 60개 기업 및 기관 가운데 최고 성적을 거뒀다. 두 장의 사진에 찍힌 사람의 동일인 여부를 판단하는 실험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여권과 건물 출입증 같은 얼굴인증 시스템의 핵심 기술이다. 안면인식기술 분야에서 FRVT는 성능 판단의 근거가 되는 사실상 표준으로 인정받는다.

중국, 러시아 업체 다음으로 7위에 랭크된 미국 에버AI 더그 앨리 CEO는 "NIST 평가 결과가 발표된 후, 정부 기관이 포함된 신규 고객의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상위 6개 안면인식 알고리즘은 중국, 러시아 기업이 차지했다.

2000년 국방부 지원을 받아 얼굴 특징을 세부적으로 파악하는 알고리즘 개발을 위해 시작된 안면인식 공급업체 테스트의 특징인을 구별해내는 실험은 인공지능(AI)의 핵심인 인공신경망 기술이 활용되며 정확도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고 있다. 2010년 당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알고리즘은 160만 명의 사진에서 특정인의 식별 성공률은 92%였다. 2018년 발표된 같은 실험에서 성공률이 99.7%로 껑충 뛰었다. 오류율이 30분의 1 가까이 떨어졌다.

이 실험에서 최고의 정확도를 보인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다. 중국과 러시아 업체가 2~4위를 차지했다. 이투 테크놀로지는 4위를 에버AI는 5위에 올랐다. NIST가 발표한 리스트를 보면 미국 업체가 13곳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은 12곳, 러시아가 7곳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중국과 러시아가 안면인식기술 분야에서 강세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 겸 최고법률책임자 브래드 스미스는 2018년 12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자사의 안면인식기술이 NIST 실험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면서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개발될 경우 미래가 비관적일 것이라며 정부 규제와 제3자의 독립적인 테스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면인식 기술은 이미지나 동영상에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전대미문의 규모로 그 누구라도 가는 곳마다 추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서다. 사실 현실과 그리 멀지 않다. 중국 수도 베이징 관광당국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시내 공원 입장을 제한할 예정이다. 시내 공원에서의 꽃을 꺾거나 연못에서 낚시를 하는 일부 관광객의 추태를 근절하기 위해 '비문명 관광객(uncivilized visitors)' 블랙리스트 작성을 검토하고 있다.
안면인식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관광객을 주시하고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람의 공원 접근을 막겠다는 것이다. 요컨대 공원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의 신상정보가 모이게 되고 결국 주민통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면인식뿐 아니라 지문·홍채인식 등 쏟아지는 신기술이 공공안전과 편의를 말하지만, 결국 정보를 모아 쥐는 쪽은 분명하다.

호주 정부는 전국 안면인식 서비스를 구축 중이다. 국민의 사생활에 '전례 없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호주 인권위원회의 경고에도 현금 인출기, 주요 공항 등 서비스 장소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일부 해외 공항은 여권과 항공권 없이 출국 심사와 탑승 수속·보안 검색이 가능한 안면인식기술 도입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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